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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9년 근무한 삼성 퇴사_현실을 마주하다

by 지혜의여신 2021. 7. 23.

 

 

 

 

 

 

 

안녕하세요. 지신입니다. 오늘은 제목에서 보신 것처럼 19년 일한 삼성퇴사하고 6년차 된 40대, 저에 이야기랍니다. 퇴사 후 느꼈던 일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류시화 시인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잠언 시집이 있습니다. 이 시집을 모르더라도 제목으로 추측해보면 후회의 늬앙스입니다. 맞습니다. 후회입니다. 그런데 퇴사한 것을 후회하느냐. 그 후회가 아닙니다. 남들 부러워하는 삼성을 그만두고 얼마 안되서 알게 된게 있습니다.

 

그게 뭐냐..  제가 생각한만큼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란걸 알았답니다.

 

저란 사람이 대단한게 아니라 제가 속해 있는 삼성이 대단한 기업이였습니다.

 

삼성다닐때

무슨 일 하세요? 어디 다니세요? 이런 질문에 삼성이요. 라고 말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와우~

오 좋은 회사 다니시네요.~

 

라는 반응이였습니다.  그 당시 부러움에 의미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 반응을 19년 동안 들었으니 저도 모르게 제가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던겁니다. 실제로 회사에서 하는 일은 별볼일 없었는데 말이죠. 사람들은 그것까지는 모르잖아요..

 

 

그리고 퇴사 후.

 

저는 제가 하고 싶었던 강사 일을 바로 시작합니다. 퇴사직전에 맡았던 일이 영업부서 지점장이였는데 교육하는 일이 재미있더라구요.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선택한 일이였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 일이였다면 선택을 안했을수도 있었을꺼예요)

 

 

 

대기업퇴사후 달라진 삶

 

 

 

 

새로운 일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신경쓰지 못했던 아들도 신경쓰면서 다른 학부모들을 만났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제 이력을 말하곤 했습니다. 바로 삼성에 다닌 이력을요.

(그때서야 수십년간 공직에 계셨던 분들이 왜 이력을 어필하시는지 조금 이해가 되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면 창피합니다.  삼성 다녔던게 창피한게 아니라 제가 어필했다는게 창피합니다.

 

사람이 생전 해보지 않은 일을 처음 시작했는데 뭘 얼마나 잘하겠습니까. 더욱이 저는 그때 일을 배우고 있었을때라

그쪽에 있던 사람들에게 완전 애송이였는데 말이예요.

 

그런데 이런 의미였던것 같아요. 

 

저 지금은 이렇게 별 볼일 없죠? 그런데 바로 직전까지 무려 19년이나 삼성에 다녔다니깐요. 아시죠? 삼성.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기업이잖아요 호호호

 

으....진짜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이불킥을 날린답니다.

 

그런데 삼성 다닐때 제 소속을 이야기한거랑 퇴사 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주라는 마음으로 이력을 이야기한거랑은 완전 반응이 달랐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강사 초창기에 전 별볼일 없었거든요. 

 

제가 회사 다닐 때 제 소속을 들은 사람들은 부러움과 놀람이 섞인 감탄사였다면

퇴사 후에는 아..네...(그래서?) 로 바뀌더라고요.

 

그 사람들에게 저는 어떤 사람이였냐. 그냥 아줌마였어요. 아줌마.( 아줌마를 비하하는게 아님)

 

 19년 동안 삼성이라는 백그라운드가 있어서 제가 대접을 받은거였더라구요. 퇴사하고 그걸 아는데 3개월 걸렸나? 정확히 기억은 안나네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도 조금은 불안했던게 삼성다녔을때 만큼 인정 받을 수 있을까? 강사? 김미경처럼 유명해져야 인정받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많이 했답니다.

 

퇴사 6년차, 제 이름으로 연구소 내고 프리랜서 강사한지 올해 6년차인데요. 운이 좋게 좋은 분들 만나서 도움도 받고 꾸준히 강의의뢰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에 대한 이력이 빛을 발하더라구요.

 

퇴사 후에 새로운 직업이 안정화 되지 않았을때는 제가 스스로 제 이력을 말했다면 지금은 먼저 물어 보시곤 한답니다.

이 일 하시기 전엔 무슨일 하셨어요? 그때서야 제 이력을 들으시면 어머나 그러셨구나... 어쩐지.  라는 반응이구요. 

 

기분 좋고 안좋고 문제가 아니라

 

 

과거 이력이 빛을 보려면 지금의 나도 괜찮은 사람이여야 했습니다. 그래야 과거의 나까지도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할까요.  지금의 제가 당당하니깐 과거 이력도 당당해지더라구요. 

 

지금 나의 모습은 어제까지 내가 내린 수많은 선택으로 만들어진 모습입니다. 내가 내린 선택에 당당해지려면 당당할 수 있게 행동해야겠더라고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퇴사 후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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