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혜의 여신, 지신입니다. 아주 오래전 인류가 최초로 남긴 동굴벽화의 그림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편리한 도구가 있는 것도 아닌 그 때 왜 사람들은 그림을 그렸을까. 그때도 그렇지만 지금도 보면 사람들은 항상 뭔가를 남깁니다. 저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남긴 사람도 있고 job을 홍보하기도 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도움을 주려고도 하고 말이죠. 물론 그 이면에는 돈과 연관도 있지만 어찌됐든 사람들은 나를 남기려 합니다.
저역시 이 블로그를 시작하며 저와 관련된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묻고 또 물으면 결국 답이 나오는것처럼 저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왜? 하필 지금 이 싯점에? 이렇게 남기는걸까? 라구요.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2-30대를 보낸 삼성을 퇴사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지 6년차인데요. 마냥 꽃길을 걸을꺼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런다고 남편이 이렇게 사업실패를 할 지도 생각 못했습니다. 13년차 결혼생활 하면서 가장 큰 시련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런 일을 겪으니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라는 사람도 정리해보고 결혼생활도 정리해보고 바꾸고 싶은건 바꾸고, 지금까지 내 삶은 어땠는지 말예요. 이런 시간이 필요하더라구요.
블로그로 저에 대한 기록을 남기니 하나씩 정리가 되고 있는 듯 합니다. 끈길기게 떨쳐내지 못했던 퇴사도 그렇고, 알수없는 저란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구요. 그래서 요즘 이 시간이 행복하다고 해야할까요. 많은 사람은 아닐지라도 누군가에게 제 기록이 도움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도 하구요. 최근엔 우리 가족 재정상태도 점검하면서 그렇게 도전만 하다가 실패한 가계부도 작성을 하고 있답니다.
신랑의 사업실패는 우리 부부에게 빚을 안겨줬구요~ 죽일놈 살릴놈은 의미가 없더라구요. 신랑도 잘해보고 싶었고 아내한테 뭔가를 좀 보여주고 싶었던 맘이 컸을꺼거든요. 뭐...이보다 더한 일도 겪었는데요.
다행인건 신랑이 아직 40대 초반이라는거였어요. 그렇게 해보고 싶다고 했던 사업이였거든요. 만약 제가 못하게 하더라도 해보지 못한 미련때문에 언젠가는 해보고 싶었을것이고 그게 만약 50대였다면 충격이 더 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주위에 보면 쉽게 성공하신 분들 없는 것처럼 어려움은 있을지라도 이렇게 폭삭 망할지는 몰랐습니다.
결혼전에 이런 생각을 많이했던것 같아요. 결혼했다고 남편이 내 인생에 영향을 줄까? 상관없을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요. 전 좀 혼자할 수 있는, 혼자만의 공간을 중요시했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그래서 결혼을 하더라도 신랑의 어떤 생활이든 제가 크게 개의치 않고 살거라고 생각을 했던거죠.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서 그런 생각을 또 했던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네... 오만이였습니다. 맞벌이였으니깐 각자 돈 벌고, 집에 오면 아이와 함께하고 시간 보내고, 주말엔 어디 놀러도 다니고, 명절때 양쪽 부모님 찾아뵙고, 이런 평범함만 결혼생활에 있는건 아닌데 말이죠. 저희 부부처럼 부부가 직업을 바꾸기도 하고 어느 한쪽이 사업을 한다면 실패를 하기도 하고
보증을 잘못 서기도, 외도를 하기도 하고, 등등 부부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참 다이나믹하잖아요. 아이고 고부갈등은 또 어떻구요. '동치미'보면 장난 아니던데 말예요.
결혼은 현실이라고 해보지 않으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사업을 해보고 싶다니 잘되면 저도 좋은거라 필요한 자금을 아내로써 도움을 줬죠. 어찌 부부가 상관없을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참 어리석었습니다. 사업실패에 대한 후유증이 있는 상태로 신랑은 서둘러 다른 일을 시작했습니다. 자책하고 좌절하고 있으면 그 모습 더 보기 힘들것 같아서 바쁘게 지내라는 의도도 있었구요. 사업 실패했어도 인생 실패한거 아니잖아요.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을 뿐 분명히 언젠까는 필꺼라 생각합니다.
지났으니 사업실패 했다고 쉽게 말하지만 그걸 하기 전까지 말도 못합니다. 신경전하며 '네가 제정신이냐' 부터 '너 혼자사냐' 등등. 결혼하고 알았어요. 아...우리 부부가 로또였구나. 안 맞아도 이렇게 안 맞나. 근데요. 신랑도 로또 한번씩 사는데요. 그 확률이 어마어마하잖아요. 벼락맞을 확률보다도 더 희박하다고 하던데.
로또를 사도 물론 내가 될 수도 있어라는 기대를 갖기도 하지만 안됐다고 해서 불행해하고 좌절하고 실의에 빠지진 않잖아요. 이번에는 맞지 않을까? 라는 기대로 로또를 구입하는 것처럼 부부도 그렇더라구요. 안맞는데 또 이렇게 살다보면 맞춰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로 사는게 아닌가 싶어요.
결혼생활이요. 상대가 연하든 연상이든 연애와 결혼은 확실히 다르더라구요. 연하라서 더 로맨틱하게 살겠네 어쩌겠네. 아니예요. 결혼하면 현실 그 자체니까요. 물론 여자가 압도적으로 돈이 많으면 연하랑 살면 또 다를수도 있겠네요.
가끔 숫자 3개 맞아도 참 좋은 것 처럼, 부부도 10개 중 그래도 맞는게 2-3개는 있더라구요. 그 2-3개 보면서 살아가지구요. 저만 신랑을 로또라고 할 거 같진 않아요. 신랑역시 그리 생각할 수도 있어요. 내 아내와 나는 로또다 로또. 안 맞아.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 라고 말에요. 오늘도 로또 우리 부부, 뭐 하나 맞는게 있을까 맞춰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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