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혜의 여신, 지신입니다. 오늘은 퇴사 후 '그럴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했던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한가지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19년 다닌 삼성을 그만두고 저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지만 파트너 기관이 있어서 그 기관에 가끔 방문하고 있는데요. 전 직장과 현재 왕래하는 기관이 같은 동네에 있답니다.
물론 거리는 조금 있지만 제가 파트너 기관에 방문하는 시간엔 전 직장 동료를 마주치는 일은 사실상 거의 일어날수가 없긴해요. 지금까지 그랬구요.
그런데도 그 곳에 갈때마다 혹시나 마주칠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한번씩 하는데요. 그래서 제가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옷차림입니다.
진짜 막 대충,집에서 입는 것처럼 대충 입고 밖에 나섰다가 그런 모습 보여줘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 만나면 상관없는데
평소 썸을 타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거나 오래전 첫사랑을 만났다거나.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요.
아.. 얼마나 스스로가 초라하겠어요. 목은 늘어난 티셔츠에 어디 한쪽 김칫국물 튀었는데 다른 사람 안 보이겠지 했는데 다 보이고, 바지는 츄리닝에 무릎 튀어 나오고 말이죠. 물론 상관없어요. 집밖에 나가는데 그리 나갈 수 있죠.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하더라구요.
물론 제가 하고 있는 일 때문에 정장을 많이 입습니다. 그게 정말 다행이였다 싶더라구요.
그날은 토요일 오전이였어요. 오전 강의를 마치고 배가 너무 고파서 점심을 교육장 근처에서 먹었어요. 보조강사와 같이 집에 가려고 주차장으로 걸어가고 있었구요. 좁은 골목길이였는데 검은색 차가 저랑 마주보며 제 옆을 지나가길래 비켜줬어요. 몇 발자국 안 갔는데 갑자기 뒤 쪽에서 누가 제 이름을 부르는거예요.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봤는데 헉... 전 직장 파트장님이신거예요. 퇴사하고 얼굴 한번 본적 없는데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저를 알아보신거에요. 그리고 그날은 토요일 점심 시간이였구요.
완전 깜짝 놀랐고 반갑기도 하고. 암튼 잠깐 차한잔 마시게 되었습니다.
"아니 저를 어떻게 알아보셨어요? 마스크까지 쓰고 있는데?"
그랬더니 그분 왈
"딱 보니 너드라"
헐... 딱 보니 나라니.퇴사 직전 지점장이였을때 입고 다니던 옷 스타일이여서 알아봤다고 하십니다. 그것도 그거지만 10년넘게 함께 일했는데 알아보는게 당연한가 싶기도 하구요.
그렇게 얼굴 뵙고 집에 돌아가면서 혼자서 완전 식겁했답니다. 그분 썰이 장난 아니거든요. 온 동네방네 저를 만난 이야기를 하고 다니실 분이라서요. 같이 근무할때도 어찌나 직원들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계시던지. 저랑 상관없는 강남에 어떤 직원이 땅을 산것까지 들은적도 있습니다. 누구는 대출이 얼마고 부모님과 같이 살고 집을 샀고 ...아.. 장난아닙니다.
그런 분을 주말에 만났으니. 아휴...분명 전직장 부서뿐만 아니라 타지 발령난 저를 아는 직원들까지도 그날 만난 스토리를 들었을겁니다.
퇴사하더니 뭐하더라. 주말에 어쩌더라.
일이 있어서 옷을 갖춰입고 나왔지만 만약 제 스스로 별론가...라는 상태였다면 몇날 며칠 이불킥을 날렸을겁니다.
아...내가 왜 그때 그렇게 입고 나갔을까.. 막 이러면서 말이죠.
한 직장에서 그렇게 오래 다녔고 물론 전 직장 동료들,선후배들과 연락은 없지만 가끔 마주치면 그래도 좋아보이는 모습으로 보이고 싶더라구요.
어머..직장 그만두더니.. 라는 느낌보다는.
세상에. 직장 그만 두고 잘 나가네. 라는 그런 느낌요. 뭔지 아실까요?
맞아요. 이런게 무슨 의미가 있나. 라는 생각 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자발적 퇴사이기도 하고 대기업 다니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더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더라. 보여주고 싶은 마음? 암튼 그랬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외출시 내가 자신있는 모습으로 나가자 입니다. 아는 사람을 만나든 만나지 않든 내게 자신감을 주는 옷차림은 중요하더라구요. 실제로 내가 별볼일 없더라도 내 스스로 당당한 모습 좋잖아요. 다른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던것처럼 우리에게 기적은 잘 일어나지 않아요. 그렇지만 기회는 언제든 생길 수 있으니 잡을 준비는 해야된다 생각합니다~
오늘 준비한 포스팅인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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