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 따돌림을? 실제 있는 일이다. 나 역시도 그런 일을 경험했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들 일은 모르겠다. 아~ 아니다. 남자들도 따돌림을 시킨다. 자기들 앞 길에 걸림돌이 되면 말이다.
내가 경험한 따돌림
직장 다닐 때 내가 근무했던 부서는 여직원들도 많고 남직원들도 많았는데 더 많아진 이유가 같은 그룹 내 비슷한 일을 하는 회사를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흡수 합병했다. 그러면서 기존 고졸 여사원이 많은 우리 회사에 초대졸 이상 여사원들이 들어오게 되었다. 남사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합병하니 예쁜 여사원들이 많아졌다'며 좋아했다. 그땐 그렇게 말하는 남사원들을 혐오했다. 지금이야. 그러니 너희들이 남자지 라는 생각할 정도로 남자들에 대한 환상은 없지만 말이다.
나는 외모적인 면에서는 항상 자신 없는 여자였다. 그도 그럴것이 딸 많은 집 둘째인데 다른 자매들보다도 키도 작고 못생겼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낮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회사 합병으로 미모의 여사원들이 늘어나면서 그 들을 바라보는 나는 동경 까지는 모르겠지만 부럽게 보였다. 나는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만만한 직원이었는데 그들은 왜 그렇게 당당해 보였던지. 윗 상사와의 대화에도 스스럼이 없었다.
여사원들이 두배로 늘어나면서 끼리끼리가 심해졌다. 자기들끼리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팀워크를 자랑하고 자기들끼리 아는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우린 특별해라는 느낌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물론 그들은 그냥 시간 되는 사람끼리 차 마시는건데.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여자들은 참 미묘하다. 그래서 여자인 듯한데 일일이 딱 꼬집어 설명할 수 없지만 그들의 끼리끼리 는 과시였다. 봐. 우린 이렇게 친해. 어휴... 너희들은 정말.. 답이 없다.. 이런 느낌이었다. 한 사무실에 있으면 누군가가 나누는 대화 소리가 다 들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들은 소곤소곤이 아니라 늘 화기애애하고 차 한잔 마시는 시간 조차 친목을 과시했다.
그러다가 다른 지점이 오픈하면서 나를 포함한 여사원 몇명이 함께 파견되어 나갔다. 나를 제외한 그녀들은 흡수 합병된 회사의 소속이었었다. 그런데 나가면서 내가 여사원 대표 비슷꼬롬하게 된 것이다. 나이도 비슷하고 외모도 그저 그렇고 일을 잘한 지 어쩐지도 모르겠는데 이 여자가? 그녀들 중 유독 한 명이 그런 분위기를 주도했다. 나는 그때 임신한 상태였고 스트레스가 좀 심했다. 파견 나온 남자 과장이 있는 곳에서도 그녀의 당당할 정도로 나에 대한 무례한 태도는 계속됐다.
나이도 어린데 왜 나는 당당하게 따지지 못했을까. 좀 겁이 났다. 내 스스로 내가 약점이 많은 여자라고 생각하는데 그 약점들을 그녀가 건드리면 멘털이 나갈 것 같았다. 그 정도로 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다. 대화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추한 모습 보여주게 될 것 같았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싫었다.
내가 당한? 모습을 바라본 남자과장님도 '내가 어떻게 하겠냐'라는 식이여서 더 힘들었다.
그러고 나서는.
그 뒤로 거기서 내가 언제까지 일했지? 세세하게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딱 여기까지 기억이 난다. 거기서 출산휴가를 들어갔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복귀를 다른 곳으로 하고 말이다.
성인들의 따돌림이라는게 정확히 해명하기 힘든 게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는 것이다. 진짜 나 따돌림 맞다고 하려면 그때 당시 그룹 중 누군가의 증언이 필요한데 그렇게는 또 하기 싫었다. 정말 인정하는 게 될까 봐 말이다. 그럼 더 비참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리고 자연스레 부서도 바뀌고 마주칠 일은 많이 없었지만 모르겠다. 내게는 이 기억이 평생 갈 것 같다.
그때 당시 내가 다른 부서로 갔으면 어땠을까. 상처는 덜 받았을 것 같다. 나의 적극적인 액션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상사가 이 문제를 간과한것도 문제였다.
모든 기업내 따돌림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 역시 답답한 일처리 하는 과장님, 선배님 흉보기도 많이 했다. 어떤 일처리에 대한 불만이지 그 사람 자체를 무시하는 일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거 자체도 문제라 생각한다.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회사 일 처리에 대한 불만을 왜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 하지 못할까.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자유로운 대화가 왜 우린 안됐을까.
우린 쉽게 말하기도 한다. 따돌림 시킨 사람이 문제인데 당한 사람보고 똥이 더러우니까 피하라고 말이다.
왜? 내가 왜? 회사를 그만둬? 부서를 옮겨주는 것도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서내 상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괜히 머리아프니깐 골치아프니깐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별일 아니겠지. 이런 생각들이 일을 더 키운다.
상황이 사람을 그렇게 만든 경우가 많지 절대 어떤 이유에서라도 나보다 더 아래인 사람은 없다.
세상에 이유 없는 행동이 있을까? 분명 시킨 사람들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그녀가 썸이 있었던 남자와 내가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결론 지었다.
이 남자 다시 줄 수 있는데. 가져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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